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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조 공화국

last modified: 2014-12-08 17:32:19 Contributors

蝦夷共和国(えぞきょうわこく)


일본에서 1868년에서 1869년까지 존속한 국가(?). 사실상 흑역사라 할만하다.

1867년, 대정봉환으로 도쿠가와 막부가 막을 내리자 이에 불만을 품은 도쿠가와 막부내 군인들이 일으킨 일종의 반란이었다. 도쿠가와 요시노부시즈오카로 낙향하는것을 지켜본 도쿠가와 막부의 해군 부총재 노모토 다케아키는 구 막부의 신하들을 보호하고 북방을 방어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1868년 8월 9일,해군 기함 카이요마루를 비롯한 8척의 배를 이끌고 에도를 탈출했다.

도중에 아이즈 전쟁에서 패한 전습대를 비롯 신선조와 창의대의 잔존세력들이 에노모토에게로 합류했고 이를 바탕으로 에노모토는 에조국 마츠마에번을 침공한다. 당시 마츠마에번 번주였던 마츠마에 노리히로가 급사[1]하면서 그대로 마츠마에번 전체를 정ㅋ벅ㅋ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하코다테에 정청을 두게된다. 이들은 스스로를 에조 공화국이라 칭한건 아니었지만, 영국 공사관 서기관인 담스가 하코다테 정청을 "공화국"이라 보고하면서 에조 공화국이라는 명칭이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에조에 정식으로 국가를 세운건 아니었기 때문에 "에조 도쿠가와 막부 무사대"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긴 하다.

1868년 11월 4일, 에노모토가 하코다테를 점령한뒤에 영국과 프랑스의 공사를 태운 군함들이 하코다테를 방문했다. 이들은 에노모토와 회견을 가진 뒤,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적은 각서를 보내왔다. “일본 국내 문제에 우리는 중립을 지킨다, 교전 단체로서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상의 정권(Authorities De Facto)’으로는 인정한다.”라는 것이었다. 이 ‘사실상의 정권’이란 말은 이후 에조 공화국을 논할때 두고두고 떡밥이 되었다.

하지만 ‘사실상의 정권’이라는 말은 말장난에 불과했다. 기실 에노모토를 만나고 호감을 가진 영국과 프랑스 군함의 함장들이 본국의 훈령도 무시하고[2] 멋대로 쓴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에노모토는 이를 ‘영국과 프랑스가 우릴 국가로 인정했다’라고 오해하고 말았다.

이후 12월 5일, 일본 최초의 선거(입찰)을 통한 정부 조직 구성이 이뤄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표권은 에노모토를 따라온 군인들에게만 있었고 현지 주민들에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상 요식 행위에 불과한 것이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어쨌든 856명이 투표하여 156표를 받은 에노모토가 총재(대통령)으로 임명되었고 120표를 받은 마츠다이라 타로가 부총재가 되었다. 그리고 이후 득표순대로 주요 각료들을 선임했다.

하지만 에조 공화국은 애초에 오래 갈 나라가 절대 아니었다. 재정상태가 악화되자 심지어는 매춘부들에게까지 세금을 징수하고 관문을 설치해 통행세를 받으려 드는 등 안습한 일들이 벌어졌고 결국 현지 주민들이 이들에게 불만을 품고 은밀히 신지사들을 돕는 일까지 생겨났다.

이런 가운데 12월 27일, 사실상 이들의 핵심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군함 카이요마루가 정부군의 공격으로 침몰하고 말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프랑스는 그동안 판매를 유보하고 있던 최신예 군함들을 일본정부측에 팔았고, 해군전력에서 에조 공화국보다 정부측이 더 우세해지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서양 각국이 ‘일본은 오로지 천황제를 시행하는 메이지 유신 정부가 정통’이라고 공언해버리면서 에조 공화국은 서양의 도움도 받을수 없는 처지가 되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져 버렸다.

결국 정부군에게 밀리던 에조 공화국 측은 1869년 5월 11일, 최후의 결전에서 주력군이 궤멸당하자 5월 17일, 에노모토와 및 각료들이 에조 공화국의 최후 본진인 고료가쿠 성의 문을 열고 정부군에 항복, 5개월여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마감하고 흑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현재 에조공화국의 커맨드센터였던 고료가쿠는 하코다테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에노모토는 반역으로 감옥에 수감되었지만 1872년 석방된 뒤, 메이지 덴노 밑에서 각종 요직을 두루 거치고 자작 지위에까지 올랐다. 에노모토 자신에게도 에조 공화국은 흑역사일듯 싶다(...)

또한 에조 공화국의 주요 인사 중 한국사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오오토리 케이스케(大鳥圭介)라는 사람이다. 에조 공화국에서는 육군 봉행을 지냈던 인물. 그러나 메이지 정부에 항복한 뒤 여러 직책을 거치다가 조선으로 온다.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사람이 바로 조선 주재 일본 공사였고 근현대사 관련 자료에서 '오토리 공사'라는 이름으로 자주 나타나는 그 사람 맞다.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날 때 군대를 이끌고 경복궁에 들어가 고종을 압박하기도 했으며 갑오개혁 때에 큰 영향을 행사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리고 이 오토리 케이스케의 후임으로 온 조선 주재 일본 공사가 바로 그 을미사변의 주역인 미우라 고로.

인터넷 대체 역사 창작 프로젝트 일 베티사드에선 에조 공화국이 현재까지도 존속한 걸로 되어있다.

토탈 워: 쇼군2/사무라이의 몰락에서 에조 공화국처럼 일본내에서 실제로 공화국을 수립할 수 있다. 관련 도전 과제도 있다. 본인이 토탈워를 내정 전투 모두 아주아주아주 잘 한다고 생각하면 한번쯤 도전해볼만 하다(…).

록밴드 E.Z.O도 바로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건담 센티넬에서 공방전이 벌어지는 위성 펜타가 이 에조 공화국, 정확히는 고료가쿠에서 따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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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자살했다는 설도 있다.
  • [2] 영국의 주일 전권공사였던 파크스는 용어 사용에 신중할것을 미리 당부했지만 서기관 아담스가 실수를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