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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last modified: 2019-03-10 00:47:11 Contributors

Gott ist tot.

Contents

1. 원전
2. 활용법(?)
3. 매체에서의 사용

1. 원전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명언이자 두고두고 써먹히는 떡밥.

이 문장이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그의 저서인 《거운 학문》에서다. 이 저서에서 상당히 간지나는 말로 쓰이는데, 대낮에 등불을 들고 신을 찾는다고 외치는 미치광이를 무신론자들이 비웃자 미치광이가 소리친다.

신이 어디있냐고? 좋다! 신은 죽었다! 우리가 그를 죽였다!
너와 내가! 우리는 모두 신을 죽인 살인자다!

니체의 저서 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신은 죽었다'란 문장의 수는 상당히 많다. 하지만 뜻에 굳이 진정성을 부여하자면 《즐거운 학문》에서의 뜻을 분석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종교는 노예의 도덕이고 '신은 죽었다'.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신은 죽었다', '나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선언을 들은 신(들)은 '웃다가 죽었다', 신은 '그냥 죽었다' 등.

니체의 말을 상식선에서 들어 보거나, 니체를 처음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오해하는것이 '신은 죽었다'라는 명제가 일종의 '무신론 선언'인양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의 진짜 의미는 수천년간 유럽 문명을 지배해왔던 형이상학적 가치관, 상징적으로 플라톤이데아에 대한 저주의 목소리다.

2. 활용법(?)

인용되는 빈도는 카를 마르크스의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와 쌍벽을 이룬다. 사실 중2병 환자들이 큭큭큭 나는 신 따위는 믿지 않아 신을 죽일거야! 하면서 즐겨 쓴다

대개 이 문장을 이용하여 종교를 일방적으로 비난할때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유명한 철학자의 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 말 하나 써놓고 자신의 모든 근거 없는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몇몇 개념없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게 현실이다.

니체의 사상은 초인(超人)에 의한 힘에의 의지의 추구이며, 초인이란 범속한 일반인이 아니라 위험을 겁내지 않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기의 힘을 발휘, 구사하는 뛰어난 사람을 뜻한다.
참고로 여기서 초인은 오역이다. 위버멘슈(Übermensch, 영어로는 Over + man)는 니체의 사상으로 보았을 때 결코 무지막지한 능력을 가진 '슈퍼맨'이 아니라, 이 진실되고 변화하는 세계에서[1] 자신의 모든 것을 극복하여 한계를 뛰어넘은 가장 완벽한 '극복인간'이다. 힘에의 의지 또한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순수한 '힘으로서의 의지' 그 자체이지만, 과거 오역으로 인하여 권력으로 번역하는 오류를 범하였다.[2]

19세기를 비롯한 이전의 유럽은 기독교 정신이 지배하는 세계였으며, 인간이 신에 귀의하여 신의 의지(이성적 진리의 세계)에 따라서 삶을 영위하는 도덕적 세계였는데, 이것은 니체가 말하는 초인의 권력의지와는 대립된 가치 체계이다.

니체는 세기의 반항아처럼 기독교의 도덕적 세계관에 반항하면서 그와는 대립되는 새로운 윤리, 즉 천상(天上)의 이라는 타율에서 벗어나, 고독하지만 자기 자신의 존엄성을 기초로, 자기가 스스로 지상적(地上的) 선악의 기준을 세우려는 초인의 윤리를 부르짖은 것이며, 새로운 윤리에 의해 기왕의 형이상학적 개념 구도를 타파, 초월하는 새로운 신(새로운 가치 창조자)이 되고자 하는 것이 니체의 목적이다.

만약 신들이 존재한다면 어찌 우리는 우리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견딜 수 있겠느냐! 그런고로 신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3]

그리하여 기독교적인 낡은 신은 이미 죽고 새로운 초인적 가치의 신이 강보에 싸인 채 요람에 누워있다고 외친 것이며, '신이 죽었다'란 바로 이것을 말한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 이유는 기독교로 대표되는 유럽의 형이상학적 가치체계의 종말을 선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초월적 존재에게 의지하는 것은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며, 기독교적 사고방식은 암암리에 우리의 현실과 삶을 경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의 미신적 사고체계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매우 극단적인 표현으로 주장한 것.

당연히 위에 나온 해석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과장 좀 보태면 니체에 대한 해석은 철학 하는 사람들 숫자만큼 존재한다는 우스개도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4] 괜히 내 해석이 맞고 상대 해석이 틀리다는 식의 뻘짓은 하지 말 것.

3. 매체에서의 사용

이 말에 관련된 전통적인 낙서 패턴이 하나 있다. 벽에다 다음 세 줄을 쓰면 된다.
예를 들면 이런거.

넌 이미 죽어있다
러시아에서는 죽음이 신이됩니다!
신은 죽었어 이젠 없어!
뒤의 두 문장은 소소하게 차이가 있는 다양한 파생형들이 있다.

이 낙서는 만화 광수생각에도 등장한 전력이 있다. 다만 여기선 변형되어서 낙서된 동상들을 지우면서 '걸리면 죽는다'로 바뀌었다. 사실은 '독일에서 수입'된 농담이라고.

MD5 배틀로 '니체'와 '신'을 싸우게 하면 신이 이긴다. 이 상황 역시 '너는 죽었다 - 신'이라고 한다. 그런데 'God'과 'Friedrich Wilhelm Nietzsche'가 싸우면 'Friedrich Wilhelm Nietzsche'가 이긴다근데 풀네임으로 붙이려면 '신'도 독일어 'Gott'로 써야 하는 거 아닌가? '프리드리히 니체'와 '신'으로하면 신이 진다. 아, 니체<청소 아줌마<신 순서로 강하다.

신버전(아스트랄 투닥투닥)으로 넣으면 니체가 신을 이긴다. 그리고 'Gott'이 'Friedrich Wilhelm Nietzsche'를 이긴다. 응?

이 말을 니체의 최후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기분이 참 씁쓸하다. 니체는 말년에 정신건강이 악화돼서 정신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데, 그는 죽기 전에 "나는 신이야. 근데 변장하고 있을 뿐이지."라고 말했다. 아 그래서 신이 죽었구나. 그리고 옆에서 간호사가 투덜대면서 "그래, 똥오줌 못 가리는 신이지"라고 대꾸했다고.

신만이 아는 세계 86화에도 이 명언이 나온다.

블리치 단행본 48권의 부제이다.

본격 시유 튕기는 노래에서는 시유가 '신은 죽었다 살아있으면 내가 죽인다'고 노래한다.

마마마극장판 반역의 이야기에서도 독일어로 이 대사가 나온다.

카니발 판타즘에서는 세이버 얼터가 "손님이 신이라고? 신은 죽었다!!!!"라는 대사를 친다.로~포도따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다룬 일상 4컷 만화 체 선생에서도, 불교를 공부하는 대학생 아르바이트가 "손님은 신"이라고 진상을 부리는 취객에게 "신은 죽었다." 며 손놈의 얼굴에 바코드를 찍는다.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는 자신을 보지 못하는 신이 자신의 종족을 완전에 이르게 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는 신의 화염에 죽는다. 그것이 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한다. 자신이 돌보던 종족이 마침내 기쁨에 찬 목소리로 '신은 죽었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과거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한 패륜 살인 사건 중에는 아들이 재수하게 되자 대졸 고학력의 어머니가 이 말을 인용해 거실에다 크게 '내 아들은 죽었다'라고 써서 붙여놓기도 했다. 친척들이 너무 심하지 않냐고 하자 오기를 돋궈주기 위해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이 때 아들의 가슴 속에서 어머니도 죽었다. 그로부터 2개월 뒤 비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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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니체는 천국과 지옥, 이데아를 변화하지 않는 거짓 세계라고 두고 두고 말했다.
  • [2] 이 '위버멘슈'는 아돌프 히틀러도 그 개념을 오해하여 오용, 악용했다.
  • [3] 윌 듀런트의 《철학 이야기》, 최혁순 역에서 인용.
  • [4] 심지어 철학자의 일종으로 간주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