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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미인곡

last modified: 2015-03-10 18:26:25 Contributors

정철의 장편가사. 본격 정철의 성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노래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의 3콤보 장편가사 중 가장 문학성이 높은 가사로 손꼽힌다. 문학성은 높으나 학생 입장에서 해석하고 외우자면 충공깽도 이런 충공깽이 없으며 보는 순간 망했어요. 그래도 한자 무쌍을 찍는 관동별곡, 사미인곡보다는 덜 어려운 편. 그럼 뭐해 아직도 어려운데 구운몽의 저자인 김만중은 그의 서포만필에서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이 우리나라 최고지만 그 중에서도 속미인곡이 킹왕짱'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1].
사미인곡에 비해 어려운 한자어나 미사여구보다 순우리말을 더 많이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더 좋은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름처럼 사미인곡의 속편으로 제작되었다.

교과서에 따르면 '지극한 연군의 정을 임을 이별한 여인의 애달픈 심정에 비하여 표현하였다.'[2]하지만 속내는 어땠을까?

라고 되어있는데 앞부분만 빼 고보면 사랑타령하는 유행가 가사랑 내용이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500년을 앞서간 트렌드세터
이게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니 예나 지금이나 사랑 노래가 인기있는 건 비슷한 듯.

이 가사의 특징은

  • 사미인곡이 독백체인데 반해 속미인곡은 두명의 여인(갑녀(甲女),을녀(乙女))이 등장해서 대화를 주고받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화체 가사이다. 사실 정철은 최초의 설 시조도 쓴 사람이라 알려져 있으니... 역시 트렌드세터
  • 소박한 순우리말 어휘를 다량 사용했다.
  • 마지막 구절인 {각시님, 달은 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에서 소극적인 사미인곡의 화자[3]와는 달리 궂은 비가 되어 임께 다가가리라는 적극적인 태도가 보인다. 참고로 마지막 궂은 비가 되어 임께 다가간다는 말은 소극적 태도를 지닌 을녀가 한 것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들은 갑녀가 덧붙인 것이다.

화자의 성격으로는

  • 갑녀 :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 보조적 위치
  • 을녀 : 갑녀의 질문에 응하여 하소연을 하면서 작품의 정서적 분위기 주도, 작가의 처지를 대변하는 중심화자.

200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었으므로 한동안 안나올지도 모르지만 고전 문학 이해에 있어 필수적인 코스로 취급되고 있다.

정철의 왕에 대한 사랑을 잘 알 수 있는 가사... 라고는 하지만 그냥 아첨 떠는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여기에 담긴 진짜 의미는 유배 좀 풀어주세요 징징 이라는 것. 그런데 사실 관동별곡, 사미인곡을 읽고 나면 이건 양반 수준이다. 그나마 정철의 3대 가사 중 가장 임금에 대해 직접적으로 찬양하는 부분이 적다. 그런데 사미인곡 역시 유배시기에 지은 것이었기 때문에, 속미인곡은 더 세게 나가거나 전략을 바뀌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두편의 가사가 성공했는지 정철은 조정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4]. 여하튼 정철이 정치적 행보로는 별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알고서 보면 좀 정 떨어지는 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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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그런데 좀 비뚤게 보자면, 정철이 서인의 영수로 유명한데 김만중 역시 서인이었다. 물론 같은 시대의 인물은 아니지만... 그리고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은 정철이 동인과 대립하다가 유배가 있던 시기에 쓰여졌는데, 김만중 역시 정쟁 와중에 유배가 있는 상황에서 서포만필을 썼다. 곡학아세라고 까지는 않겠지만, 당시 심정에 아주 필이 딱 꽂혔을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
  • [2] 이를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 라고 한다. 내신 시험에 자주 나온다
  • [3] 범나비가 되어 님이 몰라도 따르려 한다
  • [4] 문제는 복귀한 다음에 다시는 유배가기 싫었는지 권력의 화신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정철 항목에 나오는 정여립 모반사건 처리에 뛰어드는 것이 이 복귀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