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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황당한 저주

last modified: 2015-02-08 15:03:27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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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개요
2. 스토리
3. 특징


1. 개요

원제 | Shaun of the Dead[1]
국내 개봉 제목 | 새벽의 황당한 저주[2]
주연 |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케이트 애시필드
감독 | 에드거 라이트
18세 관람가, 영국 | 94분

사이먼 페그 & 닉 프로스트 & 에드거 라이트 트리오의 첫 영화.[3] 일단은 호러+코미디 영화인 것 같은데, 감독은 로맨스+미디라고 불러주길 희망한다.

제작진은 Cornetto(부라보콘 비슷한 유명 아이스크림)의 세 가지 맛 연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딸기맛인 빨간색이 피의 빨간색인 이 작품, 푸른색은 경찰제복을 연상시키는 <뜨거운 녀석들>, 그리고 2013년 가을 개봉 예정의 <더 월즈 엔드>의 색깔은 그린민트라는 듯. 이 또한 명장 크시슈토프 키에실로프스키의 <세가지 색 연작>을 패러디 한 것이다.

마지막 부분 TV에서 '좀비들을 위한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 록밴드' 역할로 나오는 사람 둘은 콜드플레이. 그리고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빌 나이, 숀의 어머니, 숀의 친구 이본은 모두 <닥터후>에 출현한 바 있다. 특히나 숀의 어머니는 해리엇 존스로.

2. 스토리

하루하루 인생이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듯 힘없고 무료하게 살아가는 전자제품 매점의 세일즈맨 숀(사이먼 페그 분). 둘도 없는 베프인 에드(닉 프로스트 분)와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있고 아들을 아껴주는 좋은 엄마가 있기에 그나마 웃음짓기도 하지만 특별한 일 없이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삶을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그에겐 "열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하루는 자길 깔보고 무시하는 애송이 직원의 비웃음을 꾹 참고, 만날때마다 자신에게 늘 딱딱한 말만 해대는 계부의 뒤치닥거리나 하다가 일이 끝나면 별다른 일도 없이 술집 "윈체스터 바"에서 에드와 함께 맥주와 땅콩이나 씹어대는 게 전부다.[4]

그 덕에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지만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이해심 많고 착한 여자친구인 리즈(케이트 애시필드 분)는 매일 윈체스터 바 같은 곳에만 틀여박힐 게 아니라 근사하고 좋은 곳에서 데이트하면서 연인관계를 발전시켜보자고 제안한다. 숀은 그 말에 동의하고 리즈에게 변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숀에겐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친구인 에드는 하는 일 없이 매일 게임질하고 놀고 먹는 탓에 또 다른 친구이자 룸메이트인 "피트"는 그런 에드가 성가시다며 숀에게 역정을 내고, 17살 밖에 안된 아랫직원은 숀을 "영감"이라고 놀리며 개기고, 어색하기만 한 계부 필립(빌 나이)은 집에 꼭 들러서 엄마에게 줄 예쁜 꽃을 사오라고 압박을 준다. 덕분에 정신이 쏙 빠진 숀은 그만 리즈와 한 근사한 데이트 약속도 잊어버리게 되고 리즈는 결국 화가 나버린다.[5] 숀의 어물쩡한 태도에 실망한 리즈는 더 이상 못 참겠다며 헤어지자고 하고, 결국 그는 실연당하고 만다.

그 날 밤 실연의 상처로 인해 에드와 함께 술을 마음껏 퍼먹은 숀은 다음 날 아침 취한 여자가 자기 집안에 들어온 것을 발견한다. 술 취한 여자를 재미있게 지켜보는 두사람. 하지만 알고보니 그녀는 술에 취하지는 않았고 그냥 좀비였다.(…)[6]

알고 보니 영국내 여기저기에서 좀비가 대량 발생한 상황. 숀은 리즈와 부모님을 데리고 이 난장판에서 살아남으려 술집 윈체스터로 향하는데…

3. 특징

이 영화는 일종의 패러디 영화이다. 제목부터가 새벽의 저주 패러디고, 내분으로 인해 한 명씩 죽어나가는 등 일반적인 좀비 영화에 충실한 구성이다. [7] 패러디 중에 메탈슬러그 시리즈도 패러디했다(...)

눈에 띄는 특징은 좀비 영화임에도 전혀 무섭지 않다는 것. 기존 좀비 영화에서라면 1번 타자로 좀비밥이 될 것 같은 멍청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세상이 좀비투성이가 되었고, 거리에 사람 시체가 뒹굴고, 얼마 안되는 생존자들이 살기 위해 미친듯이 달아나는데도 무관심하게 단골 가게로 가서 콜라와 아이스크림(Cornetto)를 사오는 주인공. 그 단골 가게의 주인조차도 좀비가 되었음에도 쳐다도 안보고 마침 돈이 없다며 외상으로 달아놓으라는 말과 함께 먹을 걸 들고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돌아오는 등 좀비사태를 전혀 모른채 일상생활을 계속 이어간다. 나중에는 아예 여자 좀비가 집 정원에서 서성이는데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술에 취했다고 생각해 같이 실랑이를 벌이다가 기념사진까지 찍는다. 이후 간신히 좀비사태를 깨닫게 되지만 진지하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라 좀비떼를 피해 도망치면서 벌어지는 해피닝들도 웃기기만 하다. 좀비떼를 뚫기위해 좀비행세를 하는 장면이 나름 명장면.

그러나 막판으로 가면 코믹한 연출은 줄어들고 갑작스럽게 비극적인 전개와 함께 고어적인 씬이 난무하며 슬픈 결말을 향해 치닫게 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결국 좀비사태가 수습되지만 인간들에게 소모품 취급 당하는 좀비들의 모습을 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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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분위기 자체는 별로 안 무서운데 깜짝 놀랄만한 장면이 몇개 있다.[8] 특히나 고어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인데, 윗 사진 3번째 남자는 좀비들에게 내장이 뽑혀서 제일 잔인하게 사망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인과응보 라고, 이놈이 천하의 개쌍놈 짓을 혼자 다 했다. [9], 우리나라 케이블 티비의 남다른 "배려"로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기묘한 분위기로 인기를 얻어 2008년에는 최고의 공포영화에 뽑히기도 했다. IT CROWD에서는 이 영화의 한국 정발판이 '주인공이 불법 다운로드받은 유명한 남한 공포영화'로서 등장했으며[10], 자신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새벽의 저주>에는 극히 부정적이었던 로메로 감독도 이 영화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좀비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거나 이런 은근한 영국블랙 코미디에 익숙치 않으면 상당히 재미없고, 취향도 많이 타는 영화다.

단순한 패러디 이외에도 개그 복선도 많이 깔려있는데, 뿌린 떡밥은 반드시 거둔다[11]. 예를 들어 처음 부분의 술집에서 본 한 남자를 보고 에드 왈, '저 아저씨는 왕년에 포르노 배우였어. 항상 여자들에 둘러싸여 있었지'라고 하는데, 중반부에 윈체스터로 향할 때 좀비가 된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파먹히고 있으며[12], 소문에는 진짜 총이라지만 모조품인 줄로만 알았던 총이 진짜 총이 맞았고, 숀이 외상으로 술을 산 가게의 주인[13]이 조금 지나서 탈출하는 숀과 일행에게 돈 내놓으라는 듯 손을 내밀며 오고 있다. 또 에드에게 열이 받을대로 받은 피트가 '그렇게 짐승처럼 살고 살고 싶으면 창고에나 가서 살아!'라고 말하는데, 나중에 좀비가 되어버린 에드는 목 줄에 묶인채 창고 안에서 게임을 하며 살아 간다, 숀의 애완동물처럼.

사실 처음부터 사람들에게선 일상에 찌들어서 생기를 찾아 볼 수가 없는 좀비같다. 특히나 초반에 카트를 수거하던 종업원 노인, 그리고 좀비 사태 이후에 카트를 수거하는 좀비를 보면 좀비가 체인에 묶여있다는 것을 보면 차이점이 없어보이기까지 한다.

중반부에 숀의 일행이 숀 친구의 일행과 만나는 장면에서는 구성원들이 모두 거울을 보는 듯이 똑같은 구성을 이루고 있다.(숀과 대칭을 이루는 남자 역은 마틴 프리먼[14]). 윈체스터에서 술집주인을 때릴 때는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의 노래 Don't stop me now의 비트에 따라 때린다. 정확히는 일부러 비트에 맞춰 때리는게 아니라, 때리다 보니 비트에 맞춰서(...) 묘하게 맞아 떨어지자 생존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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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시체들의 숀"으로, <시체들의 새벽 Dawn Of The Dead >에서 따온 것.
  • [2] 2004년도판 Dawn Of The Dead의 리메이크작 제목이 <새벽의 저주>였던 것에 기인한다. 엄청 까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훌륭한 번역이란 평도 있다.
  • [3] 게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패러디한 무척이나 비슷한 시퀀스가 이전에 이 트리오가 이전에 만든 TV 시리즈인 <Spaced>에 나온다. 주인공인 팀(사이먼 페그)이 몇 날 며칠을 좀비 때려잡다가 현실과의 경계가..... <Spaced>의 명장면 중 하나.
  • [4] 문제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거기서 한다...하는 말을 들어보면 늘상 그랬던 듯. 보통 여자라면 단박에 차였을 짓.
  • [5] 원래는 수족관이 보이는 레스토랑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잊어버려서 예약을 못하게 된다. 리즈도 예약 못 한 것까지는 어떻게 넘어가주려고 하는데 숀은 대신 "윈체스터 바"를 가자는 병크 소릴 하는 바람에 화가 폭발하게 된 것"
  • [6] 이 여자 좀비는 오프닝에서도 생전의 모습으로 나왔었다. 슈퍼마켓 유니폼과 'Mary'라고 써있는 명찰로 그녀임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오프닝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물론 좀비가 되기 전 모습)은 영화가 진행되는 중에 좀비로 다시 나온다...
  • [7] '일종'의 패러디 영화라는 이유는 기존의 패러디 영화처럼 개별적인 시퀀스들을 패러디 하는 것이 아닌, 클리셰를 패러디했기 때문. 이 때문에 기존의 패러디 영화와 비교해보면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 [8] 특히 깜놀할 만한 장면이라면, 밤이 돼서 술집 전원을 켜는데, 불이 켜지면서 두꺼비집 옆 문짝 창문에서 좀비들이 안을 들여다 보는게 보이는 장면이 대표적.
  • [9] 이들이 다시 모여 만든 <뜨거운 녀석들>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재미를 높혀주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 [10] 한국인들 사이에선 한국이 불법 다운로드 강국임을 비꼰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으나, 실은 당시 해외 영화팬들 사이에 남한 공포영화가 유행이었고, IT CROWD 감독이 이것저것에 오덕끼가 있다.
  • [11] 초반의 별거 아닌 대사가 반드시 돌아온다. 이는 뜨거운 녀석들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 [12] 파먹히는 시체의 신발을 자세히 살펴보자.
  • [13] 숀이 물건사러 왔을 때 이미 좀비가 되어 있었다.
  • [14] 또 무리를 이끌고 나중에 숀이 구출될 때 나타나는 여자는 이전의 <Spaced>의 공동창작자이자 여주인공이며 닥터후에도 나온 제시카 하인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