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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으로 대동단결

last modified: 2015-03-31 21:05:18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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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 당시 호국당의 김길수 후보의 포스터와 그 슬로건. 김길수라고 검색해도 이 항목으로 들어올 수 있다. 묘하게 궁예를 닮았다(...).

보통 '불심으로 대동단결!' 내지는 '불심으로 대동단결' 같이 사용하지만 원문은 포스터에도 나오듯 '불심으로! 대동단결!'이지만... 어차피 패러디로 쓰는 것이니 아무래도 좋으려나?

우선적으로 흔치 않은 스님 대통령 후보라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포스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 때문에 여러가지 패러디 짤방들이 양산되었다. 대표적으로 옥동자 버전과 궁예 버전이 있다. 이 때가 디시인사이드에서 한창 아햏햏이 나돌던 때라 필수요소 중 하나인 초난강을 합성하고 햏심으로 폐인 단결이라는 문구를 넣은 포스터도 있었다(...). 후에 '김수'라고 해서 (길성준)을 가지고 길드립을 치기도 했다고...

마침 시기상으로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이 종영된 직후였기 때문에 대중적으로는 궁예 아니냐는 얘기가 제일 많이 나왔다. 실제로 몇몇 포스터에서는 (당시의) 초딩들이 매직으로 안대를 그려주는 사태도 발생했다.

참고로 선거 포스터 훼손은 선거법에서 규정하는 범죄로, 훼손 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선관위 직원 등 선거 사무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나 경찰 공무원이 선거 포스터를 훼손했을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 처벌이 적용된다. 다만 실제로 이로 인한 사례로 처벌 받았다는 이야기는 별로 없는 편인데, 범인(?)을 못 잡아서 넘어간 건지, 아니면 알고도 그냥 넘어간 건지는 몰라도 이렇게 안대를 그려주는 식으로 선거벽보가 훼손된 경우는 대게 저연령층의 아동들이 호기심에 저지른 경우가 많아 대부분 훈방 조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후보에겐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당시 불교계에선 김길수를 "출마를 통해 교세를 확장하려는 이단"이라고 규정하고 이 사람은 불교와 연관 없으니 크게 연관 짓지 말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상임이사인 미산 스님은 "김길수씨는 한국 종단협의회 소속이 아닐 뿐더러 한국 전통 불교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확인사살. 또한, 가정으로 발송된 후보 공보물에도 김길수만이 빠져 있었고[1], 선거 운동 기간에도 6일간 동안거에 들어가는 등 남들과 다른 특이한 행보를 보였다. 동안거를 한 이유는 큰 일을 앞두고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편 개신교계는 열폭했다. 물론 상기한 대로 불교계에서도 애초에 배척당한 사람인지라 뭐가 그리 중요하겠느냐만은 아무튼 척 봐도 스님같은 사람이 저러고 있으니 괜히 분개한 듯. 헌데 오히려 개신교계도 지방선거에 먼저 기독당이라는 정당을 창당해 목사가 대선에 나서며 개신교 국교화 정책을 부르짖는 짓거리를 했었던 걸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이미 1997년 대선에서 사랑의 정치를 구호로 내세운 김 모씨가 그 당사자다.

덤으로 (개신교계는) 2011년에도 이런 짓거리를 한 적이 있다. 뭐 결국 이 후보나 기독당이나 완패했다. 그리고 개신교계는 이걸 들먹이면서 계속해서 정치에 도전 중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정치권력의 욕망을 책임진다. 목사권력 뿌뿌뿡?

한국일보 2002년 12월 10일자 기사를 보면 육군 하사 출신으로 필리핀 콘티넨탈대 경영학과 졸업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김길수 후보는 고작 51,104표(0.2%)를 득표했으며 불과 1년만인 2003년 8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완전히 잊혀졌다. 요약하자면 부처님 뜻으로 대통령 100% 된다라고 대선 출마/당선을 미끼로 총리 시켜주겠다며 주변인을 상대로 6억원, 이전에도 복지 사업한다며 세계법왕청 건립 명목으로 74억원을 뜯어낸 것을 포함해서 모두 88억원 상당의 돈을 챙기는 등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것. 기사 바로가기. 애초에 불교계에서까지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었으니 뭔가 이상한 것을 눈치 챘어야 했다. 결국 구속 후 징역 5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는데 이후 별다른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어찌 되었든, 필수요소로도 쓰였으니 어찌 보면 원조 허경영[2]이라고 볼 수 있으며, 현재는 필수요소로서도 사실상 사장된 소재. 하지만 잊어버릴 때 쯤 되면 "~~으로 대동단결"은 가끔씩 튀어나오기도 하며,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에서 추가된 화염기갑병의 온갖 개그 패러디 대사 중 이 것을 패러디한 드립이 나온다. 과거 게이머즈에서도 김박사가 '게임으로 대충단결'이라는 표어를 쓰기도 했다(...).

또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봤자 낙선될 게 뻔함에도 불구하고 대선에 출마한 3인방을 모아서 허전길이라 부르기도 했다. 허전길의 구성원은 그 경영,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학생중앙군사학교장을 역임한 바 있는 [3], 그리고 이 항목의 김수이다. 이 세사람 모두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서 죄다 하위권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특히 전관은 이명박이 당선된 17대 대선에서는 고작 7,161표(0.03%)에 그쳤으며 해당 대선은 물론 역대 대선 후보 득표율 전체 꼴찌(직선제 한정, 중도 사퇴 후보 제외)를 달성하기도 했다. 허전길이 간다 1부. 허전길이 간다 2부.

김길수 외에도 당시 대선에 출마한 뒷번호 군소후보였던 사회당 김영규 후보의 구호인 돈세상을 뒤엎어라!, 12.12 사태5.17 쿠데타의 주역인 무소속 장세동의 구호인 가자 으뜸의 나라로를 나란히 하여 "돈 세상을 뒤엎고 불심으로 대동단결해 으뜸의 나라로 가자(...)."라는 드립도 있었다고 한다. 장세동은 중도사퇴했고, 김영규는 김길수만도 못한 2만 2천표를 얻었다는 게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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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가끔 특정 후보의 공보물이 투표 안내문 등에 동봉되지 않은 경우는 해당 후보자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2] 근데 사실 허경영은 1997년에도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다. 다만 그 때는 묻혔을 뿐(...).
  • [3] 대한민국이 군사독재의 역사가 얼마나 길었는지를 떠올려보고, 두환이 군인 출신 대통령으로서 수많은 만행을 해먹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나라를 지킨 철모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군경력을 자랑한 시점에서 이미 패선은 확정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