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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

last modified: 2015-03-14 21:54:08 Contributors

起訴猶豫

범죄가 일어났음을 의심하기는 충분하지만 죄상이 인정되더라도 그 죄가 용의자전과자로 만들기에는 죄값이 부족한 죄라고 사려될 때[1] 검사의 재량으로 피의자를 형사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처분의 일종이다. 근거조항은 형법 제 51조 및 형사소송법 제 247조. 불기소 처분이므로 기소에 의해 개시되는 형사재판을 받지 않게 되고, 따라서 형사재판의 유죄판결을 전제로 하는 전과도 생기지 않는다.

경범죄나, 인터넷상의 사소한 사이버 명예훼손 등이 이렇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으며, 소년범의 경우에는 선도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받는 경우도 많다.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에 판사한테서 정식으로 유죄 선고를 받지 않은 경우엔 최종적으로 법원에 무죄 판결을 선고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판결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기소유예 처분은 검사가 피의자의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함을 유의하여야 한다.[2] 즉 법적 책임에선 면책되지만 도덕적으로는 지탄받을 수 있는 일이 된다. 사실상 당사자가 한 일이 잘못됐다고 스스로 인정될 때 받을 수 있는 최선의 관대한 처분인 셈이며, 중범죄의 경우에는 기대하기 힘들다.

물론 법정 공방을 거쳐서 따내야 하는 무죄 판결보다는 이 쪽이 당사자에게는 더 편할 수도 있다. 다만 무죄'판결'이 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법정 밖에서는 씹힐 수 있을지도. 다만 정식으로 판결을 내리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의 원칙 역시 적용받지 않는다.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다시 기소하는 일도 가능한 것이다.[3] 만약에 자신이 죄를 짓지 않았다고 생각함에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검찰이 기소권을 남용해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고등검찰청에 항고를 하거나 관할 법원으로 재정신청을 제출할 수 있다.

기소유예는 신원조회시 범죄경력조회가 아닌 수사경력조회를 체크하면 나오며, 조회의뢰에 대한 회신은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사형,무기에 해당하는 중죄에 걸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는 10년, 그 이하의 (상대적으로) 경범죄의 경우에는 통상 5년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만 19세미만의 소년범의 경우는 죄의 경중에 상관없이 3년이 지나면 삭제토록 하고 있다. 즉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가 이 기간을 넘기게 되면 조회해도 형실효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사항없음"으로 회신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조회시 해당사항없음으로 나온다는 것이지, 처분을 받은 사실(사건) 자체가 검찰-경찰 데이터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수사경력조회에 기소유예 등재기간이 지나서 본인이 직접 조회할 때,"실효된 형 포함"하여 체크할 경우 실효된 범죄경력은 나오지만 기소유예 기록은 나오지 않음. "실효된 형 포함"은 "범죄경력조회"에 해당하는 사항이므로 기소유예와는 무관함.)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국내에서 법률로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경우에 문제되는 사항은 벌금형[4](또는 금고형) 이상의 전과로서,기소유예 처분 자체는 일반적인 신원조회에서는 크게 문제되는 일이 없다.[5]

그러나 경찰직 공무원등 공안직 공무원에서는 정식으로는 기소유예가 결격사유가 아니지만 기소유예 처분 사실(내부조회가 가능하기 때문에)도 불이익을 받는다고 암암리에 알려져 있으며,[6][7]육사, 공사등의 경우에는 지원자격에서 기소유예를 형사처벌을 받은 자로 분류하여 배제시키는 케이스[8]도 있다. 공안직 공무원이나 육사, 공사에 지원하려는 기소유예 처분자 외에 해외여행 또는 이민 비자를 신청할 때도 일부문제가 되는데, 이는 비자발급시 범죄 및 수사기록이 있으면 입국하려는 국가의 출입국관리법[9]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특히 북미지역(미국,캐나다)이 그러하며, 이들 나라는 단순관광 이외의 장기체류비자나 영주권신청시에 실효된 형을 포함하여 한국로컬경찰서[10]에서 본인이 직접 발급받은 범죄, 수사경력조회회보서를 영어공증과 함께 요구하기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자들을 매우 고뇌[11]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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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렇게 서술한 이유는 무죄추정의 원칙 참고.
  • [2] 참고로 불기소결정서에서 기소유예 처분의 첫 문장은 '피의사실은 인정된다'이다. 이 말의 의미는 피의자가 의심을 받는 사실은 인정된다는 것, 즉 검사의 관점에서는 피의자가 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이다. 검사 관점에서 피의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혐의없음'이란 처분을 내린다.
  • [3] 검사 마음대로 다시 기소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검사가 바빠 죽겠는데 귀찮아서 기소유예로 넘긴 사건을 다시 돌아볼 여유가 있을 리 없다. 사건 처리 상황을 알기 위해 검찰청에 문의해 보면 기소유예 처분이 난 경우 검찰청 직원도 대개는 "사건이 종결되었다"라고 안내해 준다. 그리고 기소유예 처분은 검사가 자신의 책임 하에 행하는 공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언제나 다시 기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검찰사건사무규칙에서 정하는 재기 사유가 있는 때에 수사재기 절차를 거치면, 비로소 기소유예 처분을 한 사건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
  • [4] 예컨대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유죄판결을 받은 자는 아동청소년관련 시설에 10년간 취업할 수 없는 취업제한규정은 벌금형 이상의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자격제한요건이 된다
  • [5] ~카더라 얘기와는 달리, 대부분 신원조회시에는 법률에서 규정되어 있는 결격사유에 해당하는가 아닌가의 단순한 조회만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어떤 임용규정에서 금고이상 형을 받은 사람은 임용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면, 금고이상 형을 받았는가 아닌가만 체크해서 알려주게 된다
  • [6] 물론 기소유예 또는 벌금형 전과가 있어도 경찰관이 된 사례도 분명히 있다
  • [7]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남주인공 박수하가 본래는 자기 아버지를 죽인 범인인 민준국을 말그대로 죽일 의도로 칼을 가지고 다니다가 장혜성변호사의 복부에 상해를 입히게 된다. 후에 마음을 고쳐먹고 경찰대학교에 입학하려 했으나 민준국이 체포되고 조사과정중에 이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이때 서도연 검사가 피해자 장혜성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고의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폭첩법상흉기휴대상해(흉기를 들고다니다가 고의적이지 않은 그냥 실수로 사람을 해한 경우)로 처리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뒤, 마지막엔 성공적으로 경찰대학교에 입학한다.
  • [8] 이들 학교의 모집요강을 보면 "법령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받지 아니한 자(기소유예 포함)"으로 되어 있어 기소유예자는 지원자격이 없다
  • [9] 예컨대, 북미지역에서는 입국자에 대하여 범죄전과를 "광의"(경찰에게 조사받은 사실자체가 있으면)로 해석하고 있으며, 범죄의 종류에 따라서 한국에서 관대하지만, 그 나라에서 까다롭게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
  • [10] 해외에 있는 대한민국국민이 그 나라에서 비자발급이나 갱신, 영주권신청시에 요구하는 서류를 떼어주는 경찰청 외사과에서 발급해주는 재외국민 범죄경력증명서라는 서류가 있는데, 이 서류는 전과가 있어도 실효기간이 지나거나,기소유예처분에 대해서는 국내법에 따라 이들의 불이익방지및 보호를 위해 미회보되는데, 미국-캐나다는 이 사실을 알고 한 번 실수하면 결코 지워지지도 않는 본인발급의 실효된 형 포함 회보서를 명시적으로 까탈스럽게 요구하고 있는 것!
  • [11] 이 경우 waiver라는 사면비자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